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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 #006 예술가 장지은 작가를 만나다

최종 수정일: 2월 17일



#.


새로운 인터뷰를 기획할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나의 인터뷰를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이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 없이 쉽게 대답하지는 못하지만, 종국에 도달한 답은 항상 YES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조회수는 남지 않을지언정 그 여정은 남기 때문이다. 인터뷰이와 함께 나눈 대화가, 내 눈과 귀로 담은 그분들의 인생이 필자의 삶에 녹아들어 다음 여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지은 작가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한다. 그녀는 결과가 없더라도 과정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을 수 있다 말한다. 흑연이 묻은 손으로 종이를 접어 ‘과정’을 시각화한 그녀의 작품은 그 말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 작년 11월, 장지은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필자는 왠지 모를 위로를 받았다. 너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고, 그녀의 작품은 그렇게 필자에게 공감의 손을 건넸다.


무시되거나 잘 보이지 않는 것, 그럼에도 가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 장지은 작가를 만났다.


[사진 촬영 및 제공 = 오픈북, 김두영]


#.


간단하게 본인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 어떻게 소개를 해야 할까요? (웃음) 안녕하세요. 저는 장지은입니다. 여러 일을 하고 있지만 계속 하고 싶은 일은, 제 생각을 작품을 통해 표현해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본인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떤 단어들을 들 수 있을까요?


- 제 이름에 있는 ‘지’가 지초 지(芝)예요. 이름 안에 나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건데요. 이름처럼 사람들에게 쉼을 베풀어 줄 수 있는 나무가 되었으면 해서 저를 나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또는 나그네는 어떨까 싶네요. 저는 사는 게 나그네 같다고 생각해요. 나그네처럼 어딘가 자리 잡으려고 애쓰지 않고 살고자 하는 그런 마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의 여정을 들어보고 싶어요. 작가 활동을 하기까지 어떤 길을 걸어오셨나요?


- 어렸을 때부터 항상 꿈이 바뀌었어요. 의사도 되고 싶었고, 선생님도 되고 싶었지만 그 안에는 항상 화가나 디자이너 같은 직업을 생각했었어요. 제가 이런 저런 관심이 많은데 부모님께서는 늘 그런 걸 두루두루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던 것 같아요. 제가 아프리카 같은 곳에 가보고 싶다고 하면 안전을 염려하시면서도 허락을 해주셨어요. 나중에여쭤보니까 작품 활동을 하는 것에 있어서 경험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하셔서 그러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죠.


저는 관광을 하기보다는 그곳의 사람들하고 같이 살면서 그 삶을 보는 걸 좋아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걸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게 가치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벽화 봉사를 하거나 고아원 같은 곳을 방문해서 그림을 가르치거나, 그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그때 경험하셨던 것들 중에 기억에 남는 것들을 몇 개만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 지금 생각나는 걸 몇 개 말씀드리면, 우선 팔레스타인에 가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 있는 장벽에 벽화를 그렸었어요. 그 과정 속에서 그곳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고요. 그 분들이 감옥에 살고 있다고, 자기들이 살던 땅을 빼앗겼다고 슬퍼하면서도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크다는 걸 들을 수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벽화를 그려주었어요. 그 과정에서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돼서 좋았고요.


그리고 다른 건, 아프리카 콩고의 내전에 대한 다큐멘터리 촬영을 함께 했었어요. 콩고는 내전이 많은 국가예요. 전쟁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군인처럼 총을 들고 사람을 쏘거나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고, 폭행을 당하는 여자들, 약자들도 있었어요. 이런 것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를 도와서 같이 여행 다니면서 이런 이야기를 담았어요.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보니까 그 사람들이 정말 우리랑 다를 바 없이 살고 있고 있더라고요.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는 멋도 부리고 신나하고요. 전쟁이라는 엄청난 상황, 가족들의 죽음을 겪은 사람들이지만 그들도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감사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어떤 힘 같은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사진 제공 = 장지은 작가]


그 때의 그런 경험들이 지금의 작품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 그런 경험들이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고 그 사람들의 삶도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저를 작가로써 돌아봤을 때는 경력에 무언가 남아있지는 않더라고요. 주변 사람들도 ‘물론 그것도 좋은 일이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할 거냐.’ 라는 질문들을 많이 했고요. 그 가운데서 지금의 고민이 시작됐던 것 같아요. ‘왜 좋아하는 일, 가치 있다고 생각해서 하는 일들이 보이는 성과가 없으면 어느 시점부터 낭비로 보이는 것일까?’ 그런 고민들 안에서 ‘결과가 없더라도,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중요한 것이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작품 활동 주제도 이런 부분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어요. 그런 것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 삶들도 분명 어떤 결과물이지 않을까요? 어떤 부분 때문에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하셨나요?


- 몇 년이 지나니까 막상 ‘내 작품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로 스스로를 돌아보았을 때는 이루어놓은 게 없었어요. ‘한 명의 작가로 사람들한테 내 작품을 보여주는 일을 했나?’ 이런 고민들이 시작되더라고요. 내가 가진 재능으로 그림을 그려주고 가르쳐 주기도 했지만, 더 좋은 걸 주려면 내 것을 쌓는 시간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돌아오기로 결심했어요.


사실 처음 작가님의 작품을 접했을 때 여러모로 신선했어요. 지금의 작품 활동에 대해서 조금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지금은 제가 경험으로 느꼈던, 정말 우리가 일상에서 발견하지 못하거나 “우와 좋다!” 라고 느끼지 않아서 무시한 것들, 그렇지만 바라보면 다 가치가 있는 것들을 주제로 삼아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 과정 안에 있는 노력들에 집중해보고, ‘결과라고 이야기하는 것, 성공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뭘까’ 라는 고민을 담아보려고 했어요.


그동안 작업하셨던 작품들 중에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으신가요?


- 두 가지 정도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의 스타일로 작품 활동을 하기 전에 ‘땅따먹기’ 에 대한 작품을 그렸는데요. 아주 작은 작품이었어요. 한 사람은 별을 표시하고 한 사람은 하트를 표시하면서 별과 하트가 땅따먹기를 했는데 별이 큰 땅들을 차지했는데 나중에 그 별들이 모여서 하트모양이 되는, 그런 의미를 담은 작품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작업했던 작품이에요.


[The loser is the winner - by 장지은 작가]


그것 말고도 ‘숨’ 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40초 정도 되는 영상이 계속 반복되는 작품인데요. 사람들이 ‘아 이거 망쳤어.’라고 종이를 구겨서 버리잖아요. 그 종이가 딱 버려졌을 때 약간의 관성으로 다시 펴지는데 그 모습이 마치 종이의 마지막 숨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걸 영상으로 찍어서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만들어봤어요. 그 작품을 보고 있으면 뭔가 종이를 다시 살려낸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웃음)



지금은 그 때와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데요. 지금의 작품들을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 지금 하고 있는 드로잉 작업 경우에는 종이를 접는 과정을 담아본 작품이에요. 연필을 손에 묻혀서 종이를 접게 되면 접는 그 과정들이 연필 자국이 되어서 종이에 남게 되는 거예요. 이렇게 과정을 흔적으로 남기면서 어떤 걸 만들어낸 다음에, 접은 종이를 다시 펼쳐서 결과물을 사라지게 하고 그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죠.


우리는 어떤 목표를 두고, 결과를 바라보면서 달려가잖아요. 근데 그 노력들에 비해서 결과가 작거나 없을 때 ‘아 괜히 했다.’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과정을 낮게 평가하기도 하는데, 그런 결과를 다 떠나서 과정 가운데 내가 경험해서 얻은 것들이 분명히 가치 있고 의미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오픈북, 김두영]


처음에 지금과 같은 형태의 작업 방식을 어떻게 생각해내셨어요?


- 예전부터 한 획, 한 형태, 내가 그려내는 그 요소요소들을 하나하나 돋보이게 하고 싶었는데 그런 방법들을 계속 고민하고 찾았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든 생각이,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니지만 종이를 접는 것도 일종의 선이잖아요. 이런 선들을 종이 접을 때마다 남겨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이 선들 그 자체를 남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지금의 방법을 써보았는데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부터 이 작업을 시작했어요.


작가님 홈페이지를 들어갔는데 소개글에 이런 구절이 있었어요.


"삶은 흩어진 조각들을 가지고 퍼즐을 맞춰가는 것처럼 완성된 그림을 보지못한 채 걸어가야 한다...(중략).. 몇개의 조각들을 들고 보이지 않는 그림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걸음에는 ‘믿음’과 마음에 존재하는 그림을 보기까지의 기다리는 ‘견딤’이 함께 존재 하게 된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과정을 견디어 내는, 또한 그 존재에 대한 의심 없이 계속 걸어가기 위한 믿음의 과정이다."


어떤 의미일까요?


- 제 작품에는 지금 읽어주신 것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전시를 준비 때문에 설치물을 만들고 혼자 작업실에 앉아서 나무 톱질을 하고 하면서 순간순간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게 뭐라고 내가 이러고 있나’(웃음) 누가 만들라고도 안하고 안 만들어도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 왜 이걸 이렇게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내가 느꼈던 것을 그냥 이야기하지 않고 작품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것,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항상 있어야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거나 그런 감동이 없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믿음을 가지고 그런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자기의 꿈을 이뤄가는 것에도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고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오픈북, 김두영]


작가에게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질문을 던지고 싶어요. 왜 하필 이 주제를 선택해서 표현하고자 한 것인가요?


- 그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어요. 흔히들 성공이라고 말하는, ‘내가 이만큼 이뤄냈어’라는 것이 없는 시간들도 다 과정에 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모든 과정들을, 하루하루를 중요하게 바라보는 그런 시각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아프리카에 있을 때 아침마다 웃으면서 보았던 평범한 아저씨 한 분이 있었는데요. 알고 보니 전쟁 때 죽은 가족을 마주했던 잊지 못하는 기억이나 상처를 가지고 있던 분이었어요. 그 분은 그런 상처에도 불구하고 또 웃으면서 하루를 보내셨어요. 그런 모습이, 그 자체가 굉장히 살아있다는 거잖아요. 그게 저에게는 크게 와닿았어요. 그런 것들을 더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작품 활동의 결과는 작품 그 자체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작품을 보는 것’이 될 수도 있어요. 문득 궁금해졌어요. 만약 작가님께서 이렇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아무도 그 작품을 보지 않는다면, 작품 활동을 했다는 과정만으로 만족하실 수 있으실까요?


- (웃음) 저도 그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은 지금도 들지만, 그를 되새기면서도 계속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저는 목표를 너무 크게 잡지 않아요. ‘나는 이렇게 해서, 어디서 전시를 하고 어떤 사람이 될 거야.’ 라고 목표를 잡기 보다는 그저 ‘할머니가 될 때까지 작품을 보여주자’ 라고 생각해요. ‘누가 오든 안 오든 나는 꾸준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게 지금 목표인 것 같아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오픈북, 김두영]


이번에 판교 수하담이라는 공간에서 ‘감성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여셨어요. 이번 전시에 대해서 조금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이번 전시는 ‘감성의 기억’ 이라는 이름의 전시예요. 여러 가지 사진도 있고, 드로잉 작품도 있고 설치도 있는데요. 감성의 기억이라는 작품은 주판을 모티프로 한 설치 작품이에요. 주판은 저희 어머니가 은행에 다니시면서 오래 사용하신 물건이에요. 그 모습을 많이 보면서도 저는 그걸 배우려 하지는 않고, 그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어요.


기계나 주판 같은 도구는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정확히 만들어 내기 위한 거잖아요. 근데 우리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그런 기계를 배우려고 하기 보다는 그 모습을 신기해 하면서 움직이는 기계를 멍하니 바라보았던 기억들이 있어요. 그런 마음들이 제가 이야기한, 결과보다는 과정을 보는 것에 필요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거예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오픈북, 김두영]


또 하나는 이번 전시를 위해서 진행한 사진 시리즈인데요. 2년 동안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 받은 꽃다발들의 포장지를 모아서 사진 촬영한 작품이에요. 이 꽃다발에 있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건 이 꽃을 준 사람의 마음이라던가 이걸 포장할 때의 마음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래서 꽃을 빼내고 남은 포장지를 모아서 ‘결국 내 마음에 남겨진 것들’이라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함께 전시했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오픈북, 김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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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궁금해졌어요. 작가님의 작품은 과정을 그대로 남기고자 하는 작품이고, 과정이라는 건 의도하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결과물을 향해 나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죠. 작가님의 작품 역시, 생각해보면 작가님이 의도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것이고요. 근데 어떤 것을 접고 딱 펼쳤는데 안 예쁘면 (웃음) 그 작품은 어떻게 하세요?


- 버려요.(웃음) 버리지는 않고요. ‘언젠가는 내가 이걸로도 작업해봐야지’ 하고 모아놓고 그 와중에서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추구하면서 고르는 편이에요. 한편으로는 작품이라는 게 사람의 눈을 끌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은 분명히 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언젠가는 이걸로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모아놓은 수집품들이 많아요. 남들은 쓰레기라고 하는 (웃음) 그런 수집품 같지 않은 수집품이 많아요.


작가님께서 표현하고자 하는 걸 다른 장르로 표현한다면 어떤 걸 해 보고 싶으실지 고민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 춤? (웃음) 그런 생각은 항상 했었어요. 제가 춤을 잘 추지도 않고 음악에는 정말 재능이 없어요.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예배시간에 항상 어떤 할머니가 곱게 한복을 입고 오셔서는 나비처럼 춤을 추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그 때부터 그런 생각은 했어요. ‘아 나도 저런 할머니가 되고 싶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하자라는 생각도 그때부터 들었어요.


제가 현대무용에 관심이 많아서 언젠가는 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사실 아직은 제가 부끄러워서 못하겠어요.(웃음) 그때 그 할머니처럼 제가 그 안에 흠뻑 빠져 있을 수 있는 경지가 되면 그렇게 해보고 싶어요. 근데 빨리는 못 보실 것 같아요.(웃음)


(웃음) 작가님의 10년 후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요?


- ‘크게 달라질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여러 면에서 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10년 후면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자신 있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도 저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공감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고 ‘내가 하는 생각이 맞나?’ 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10년 동안 활동을 이어나가면 ‘조금 더 내가 경험한 것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는 것 같아요. 확신이 없다는 것 자체도 확신이 될 수도 있고요.


작가님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그냥 잘 자란 나무가 되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그늘도 주고 열매도 주고, 바람이 불면 춤도 추고 사시사철 바뀌는 모습도 보여주고. (웃음)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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