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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 #001 싱어 송 라이터 초영을 만나다

2월 17일 업데이트됨



#.


이번 인터뷰를 작성하기 전 음악인 초영(Choyoung)에게 어울리는 키워드들을 골라보았다. 흑인 음악, R&B, 재즈, 싱어 송 라이터, 멋진 목소리, 개성 있는 음악들, 털털한 웃음, 솔직함, 버클리 음대 졸업생...여러 단어들이 떠올랐다. 그 중 그녀에게서 가장 많이 발견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공연을 관람하면서 필자는 그녀에게서 무엇을 보았을까?


어느 순간 ‘자연스러움’이라는 단어가 잡혀 나왔다. 생각해보면 그녀는 시종일관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작업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때, 그녀는 있어 보이는 단어들로 스스로를 포장하는 대신 친구에게 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전해주었다. 무대 위에서는 잔뜩 힘을 주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했다. 인터뷰 중, 그녀는 ‘대중적인 음악 대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더 추구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렇게 외부의 기준 대신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그녀의 음악을 특별하게 만드는 원천일지도 모르겠다.


흑인 음악 기반 싱어 송 라이터, 음악인 초영을 만났다.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태훈 작가]


작업실을 참 예쁘게 꾸미신 것 같아요.


- 원래는 따로 작업실을 쓰지 않았었어요. 밴드가 쓰는 연습실, 합주실을 빌려서 공연 전에 합주하고 연습하는 식이었거든요. 보컬적인 것보다 곡을 쓰는 역량을 조금 더 키우려고 하다보니까 작업실의 필요성을 느껴서 작업실을 찾다가 이 공간을 쓰게 됐어요.


이 공간에서 초영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사진인 것 같아요. 일단 제가 자기애가 좀 넘쳐서요. (웃음) 제 사진들을 한켠에 걸어놓았고요. 기억에 남기고 싶은 사람들, 같이 잘 지냈던 사람들과 함께 찍어놓은 사진도 있어요. 그 외에도...저쪽은 제가 좋아하는 아이언맨 피규어랑 앵그리버드가 있네요.


피규어가 많아요. 피규어를 좀 좋아하시는 편인가요?


- 그냥 아이언맨을 좋아하는데요.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아이언맨 피큐어를 선물로 주더라고요.


여담이긴 하지만 아이언맨은 왜 좋으신가요?


- 그냥 반했어요. (웃음) 장난기도 많은데 진지할 때는 진지한 그런 인물. 무엇보다 없는 인물이잖아요. 그래서 더 멋있는 것 같아요.


본인을 잘 표현할만한 물건에 대해 질문을 드렸으니까 질문을 조금 바꿔볼게요. 초영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 굉장히 다양한 제가 있지만, 일단 거짓은 없는 것 같아요. 평소 사람들 사이의 인간관계에서도 해야 할 말은 하는 편이고. 사실 저 자체가 티가 많이 나요.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우울한지. 솔직하고 싶어서 솔직하기 보다는 티가 많이 나서 솔직한 것 같네요. (웃음)


초영님의 노래 중에 <What is your color?>라는 노래가 있어요. 초영님 스스로를 색깔로 표현해 본다면 어떤 색깔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 제자들이 정해준 색깔이 있었어요. 약간 갈색? 누드톤?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웃음) 개인적으로는 노란색을 좀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릴 때 별명이 새였거든요. 괜히 병아리가 익숙해서 그런가, 새를 생각하면 병아리가 떠올랐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노란색을 좋아하게 됐어요.


사실 공연 때는 검정 옷을 많이 입으셔서 검정색을 좋아하시나 싶기도 했어요.


- 언제부터인가 제가 머리에 장난을 많이 쳤거든요. 탈색도 하고 로즈 핑크로 염색도 하고 (웃음) 머리를 바꾸니까 옷을 단순화시킬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검정색을 많이 입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검정색도 멋있잖아요.


처음 음악을 진지하게 듣기 시작한 때는 언제셨어요?


- 중학교 때요. 거의 R&B만 들었을 때였어요. 그루브 있는 음악들이나 휘성, 거미처럼 실력파 뮤지션들의 음악을 정말 좋아했어요.


지금 음악은 R&B인가요?


- 흑인 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는 한데요. 어떤 분들은 (제 음악이) 재즈 성향이라고 하시고 어떤 분들은 R&B라고 해줘요. 저는 그렇게 단정을 못 짓는 게 더 좋아요. 힙합, 네오 소울, R&B 무엇이 됐든 그루브 안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처음에는 음악의 어떤 게 좋았나요?


- 지금 딱 떠오르는 걸 말씀드리자면, 고등학교를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요. 등, 하교 때 이어폰을 꽂고 음악 들을 때가 정말 좋았었어요. 뭔가 ‘아 음악이 정말 좋다.’라고 느껴지는 순간이랄까?


음악을 좋아하는 거랑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건 다르죠. 처음에 어떻게 음악을 진지하게 시작하려고 마음 먹으셨나요?


- 어릴 때부터 진짜 엄청 흥얼흥얼거렸었어요. 예전에 녹음기로 엄청 녹음하고 들어보고 했었어요. 이미 그 때부터 곡을 쓰는 것에 대한 욕심은 있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집에 가다가 피아노 학원을 보고 들어가서 혼자 학원을 등록했어요. (웃음)


혼자요? (웃음) 초등학교 2학년 때?


- 네 (웃음) 집에 피아노 학원에서 준 가방을 들고 들어갔어요. 어머니가 막 화를 내셨는데 이후에 좀 고민을 해보시더니 결국 그 학원을 다니게 해주셨어요. 보통은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것만 치잖아요. 저는 딱 검사 받을 수 있는 정도까지만 연습하고 그 이후에는 제 마음대로 치는 걸 더 좋아했어요. 그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손가는 대로 귀가 들리는 대로 치는 게요. 그 습관이 꽤 오래 갔어요. 그렇게 피아노를 배우다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중학교 2학년 때 그만두기는 했지만. 그 때는 공부를 잘하는 줄 알았거든요. (웃음)


[사진 촬영 및 제공 = 오픈북]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 같아요. 고등학교 친구들은 다 어느 학교 어느 과에 가겠다는 목표가 있잖아요. 저는 그게 없었어요. 공부를 열심히 하면 점수가 올랐거든요. 근데 이게 하나도 안 행복한 거예요. 그렇게 고2 여름 때부터 고민이 시작됐어요. ‘왜 하지? 뭘 위해서 하지? 그렇게 대학을 가면 나는 행복할까? 내가 뭘 좋아할까?’ 이런 오랫동안 고민이 이어졌어요.


그러다가 1년에 한 번씩 학교에서 진행하는 음악회 같은 행사가 열렸는데요. 그 때 욕심이 나더라고요. ‘예전에 마음대로 쳐놨던 곡을 한 번 연주해야겠다. 나는 자작곡으로 해야지.’라고요. 심지어 악보 기보도 못해서 저만 알아볼 수 있게 그려놓은 악보를 보면서요. 지금도 가끔씩 쳐보는데 뭔가 멋있는 음악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웃음) 그 때 (마음속에서) 꺼낸 것 같아요. 음악을 묻어놨던 건데 꺼낸 거죠. 그렇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프로필을 확인해보니 버클리 음대를 나오셨더라고요. 그럼 그 때 바로 버클리 음대로 가신 건가요?


- 그렇지는 않았어요. 처음부터 유학을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재수를 해서 대학을 들어갔는데 1년 정도 다녀보니까 저랑은 잘 맞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공연을 하다보니까 뭔가 부족한 걸 느꼈어요. 테크닉적으로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지가 않았어요. 고민을 하다 보니 ‘내 환경이 많이 보수적이구나.’ 싶었어요. 집이 좀 보수적이었거든요. 그런 보수적인 환경에 벗어나 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음악에 영향을 주더라고요. 그 때 ‘이건 아니다.’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친한 친구가 버클리 음대에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한 번 해볼까?’싶어서 준비를 시작했어요. 수시를 일찍 봐서 큰 기대 안하고 편하게 시험을 봤는데 장학금이 나온 거예요. 이 때가 기회구나 싶어서 그렇게 2012년 1월에 버클리 음대를 가게 됐어요.


버클리 음대 생활은 어떠셨어요?


- 진짜 재미있었어요. 여건만 허락한다면 예술분야 사람들은 무조건 가라고 말할 만큼 정말 좋았어요. 음악이 너무 많이 늘었어요. 귀한 시간이었죠. 19개국의 친구들과 그룹으로 묶여서 같이 음악을 하게 되거든요. 문화의 차이를 비롯해 많은 게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무엇보다 삶이 음악에 그대로 나올 수밖에 없잖아요. 한국에서는 저를 온전히 들여다볼 겨를이 없었는데 미국에서는 스스로의 삶이 어떤 삶인지 보였어요. ‘아 이런 게 사는 거구나’ 싶었죠. 제가 원래 살이 정말 안찌는 체질인데 그런 심적인 여유가 생기니까 살이 찌더라고요. (웃음) 음악을 대할 때도 온전히 저를 담을 수 있었어요. 물론 다른 문화 속에서 살게 되고 영어도 못하고, 그런 부분이 스트레스이긴 했어요. 근데 그런 부분들은 어차피 제가 해야 하는 과정 속에 있어서 그런지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거기서 생활했던 것 중에 제일 좋았던 경험은 어떤 게 있을까요?


- 전 집밖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는데 독립을 하니까 알게 된 게 있었어요. 저는 제가 요리를 못하는 줄 알았는데 안 해서 못한다고 생각했던 거더라고요. 요리를 하면서 저 스스로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게 됐어요. 그렇게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하다보니까 ‘아 내가 이럴 때는 이러는구나.’싶은 걸 알게 됐어요. 제가 한식을 정말 좋아해서 아무리 귀찮아도 밥은 꼭 해먹는다는 것도 알게 되고, 제가 제 방을 스스로 꾸미면서 어떤 걸 좋아하는지도 알게 됐어요. 그렇게 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좋았어요.


공연에 욕심이 많아서 ‘내가 이 학교에 있는 모든 무대에 다 서야지’라는 목표를 가지고 공연도 해봤고요. 그 과정 속에서 다양한 친구들이랑 연락해보고 맞춰보면서 음악을 같이 할 좋은 사람들도 만나게 됐어요. 그 팀이랑 녹음해서 발매한 게 첫 번째 음반이었어요. 지금은 같이 활동을 못하지만 그 때 너무 고마웠죠. 돈도 안 되는데 뉴욕에서 공연 잡아서 음악하고, 해주는 건 밥 사주는 것 밖에 없는데 같이 좋다고 음악하고, 정말 행복했었어요.


졸업을 하고서는 바로 한국에 오신 건가요?


- 원래는 대학원을 가려고 했었는데요.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어떤 이유가 있어서 대학원을 가려는 것 보다는 그냥 이곳에 머물 비자가 필요해서 대학원을 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계속 생각해보고 결국에는 대학원을 가지 않기로 결정하고 1년 정도 미국에 머물면서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시작했어요.


처음 미국에 와서 1~2년 정도는 스펀지처럼 ‘다 좋다’라고 받아들였다면, 시간이 지나니까 다 좋기만 하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디서든 결국 장단점이 있는 비슷한 삶이라는 걸 느꼈어요. 그 때 고민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던 것 같아요. 겉으로 보기에는 항상 바빠 보이고 뭔가를 하고 있는데 제 자신은 고민이 너무 깊어지더라고요. 심지어 무대에서조차 고민을 하는 스스로가 너무 싫었어요. 문득 한국에서 살 때 느끼는, 저를 뛰게 만드는 환경이 필요하더라고요. 옆을 돌아봤을 때 동기 부여가 잘 되는 그런 환경이잖아요. 그래서 한국을 가야겠다고 결정을 하고 2015년에 한국에 오게 됐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태훈 작가]


#.


그동안 개성 넘치는 여러 음반을 내셨잖아요. 지금까지 나왔던 음반을 짧게 소개를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MusiCoreAmerica(뮤지코리아메리카)>라는 앨범은 같이 소중한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이랑 만든 앨범이에요. 뮤직, 코리아, 아메리카의 합성어죠. 그 사람들과만 함께 음악하면서 만들었던 그 사운드를 기억하고 싶어서 음반을 내게 됐어요. 첫 번째 앨범이라 시간이 꽤 걸렸던 기억이 나네요. 프로듀싱을 부탁했던 제이미 송 오빠는 미국에 머물고 있어서 시차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기도 했고요. 우여곡절 끝에 나왔죠. (웃음) 그래도 첫 앨범이라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뮤직비디오랑 사진 촬영도 구자호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첫 번째 앨범은 내는 데 의의를 뒀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서 참 감사했죠.



[사진 출처 = 엠넷]


두 번째 앨범인 <What is your color?>라는 음반인데요. 제가 원래부터 R&B 힙합을 좋아하는데 재즈를 공부하다 보니까 재즈의 세련된 느낌과 힙합의 자유로운 느낌이 섞인 재즈 힙합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SNS에 매일 아침마다 해시태그로 재즈 힙합, Jazz Hip Hop을 검색해서 올라가 있는 걸 다 들어봤어요. 그러다가 마음에 쏙 드는 비트메이커를 찾은 거예요. 그 분이 흔쾌히 같이 작업하자는 제안을 받아주셔서 작업을 함께 하게 됐어요. 그렇게 세 곡을 담아서 음반을 내게 됐죠.


여러 가지로 저에겐 새로운 시도였어요. 제가 나레이션을 좀 좋아하는데 그런 것도 해보고 싶어서 (수록곡 중 하나인) <Something Different>에서는 뉴욕을 생각하면서 나레이션도 넣어봤어요. 제가 라운지 음악처럼 가사는 정말 단순한데 음악의 색깔이 잘 묻어나는 그런 음악들도 해보고 싶어서 세 번째 수록곡인 <Missya>더 만들어 봤고요. 스타일리쉬하면서도 마이너 성향의 음반이지만 나름의 애착이 있는 음반이에요. 들어주신 청자 분들 이야기로는 ‘좋은데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공감이 많이 가네요. 정말 재미있게 듣고 있지만 살짝 어려워서 그런지 자주 손이 가지는 않았거든요.


- 저는 아직 방향성이 저에게 맞추어져 있는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은 ‘좀 더 대중적인 걸 하면 어때? 널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 이런 말 많이 해주고 정말 친한 친구들은 별말 다 해주거든요. 근데, 물론 소통하고 싶은 건 당연하지만 ‘저는 이런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데 들어보실래요?’같은 느낌이 더 강한 것 같아요. 탁 들었을 때 바로 공감을 살 수 있는 음악보다 ‘궁금하면 날 좀 알아볼래?’ 같은 음악? 자기만족이랄까요? 제가 나중에 제 음반을 쭉 들어도 ‘진짜 좋다.’ 고 말할 수 있는 음반을 더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조금은 이기적일 수도 있겠지만. (웃음)


[사진 출처 = 엠넷]


세 번째 음반은 제가 쓴 <Mmm>이라는 곡인데요. 제가 쓴 곡에 ADV의 프로듀서인 gJ의 편곡을 거쳐서 나오게 된 작품이에요. 마침 친한 동생이 영화를 공부하는데 뮤직비디오를 찍어주겠다고 해서 미국에서 뮤비도 찍을 수 있었어요. 동생과 함께 하는 팀이 찍어줬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멋진 뮤비였어요. 사실 이 앨범이 단기간에 피부로 느꼈던, 그리고 통장으로 느꼈던 (웃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음반이었어요.


[사진 출처 = 엠넷]


그리고 <Lonely>는 3월 달에 나온 음반이에요. 저는 평소에 곡을 써놓고 발매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 때 먼저 푸는데요. 유독 그 곡을 자꾸 사람들이 언제 내냐고 계속 이야기하시더라고요. 한 두 분이 말하시는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니까 어느 순간에 다음 작품으로 <Lonely>를 내야겠다고 방향이 잡히더라고요. 전반적인 제 음악 중에서 그나마 그 곡이 많이 대중적이었나 봐요. 공감도 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사진 출처 = 엠넷]


작업했던 곡들 중에 제일 애착이 가는 곡은 어떤 곡이었나요?


- 어렵네요. (웃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으니까요. 다 너무 소중한 곡들이지만 <Black Music>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제 음악의 정체성이 제일 잘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해요. 가사가 정말 직설적이잖아요. '나 정말 흑인 음악이 좋다'는 내용의 (웃음) 사실 흑인 음악들을 들어보면 정말 아무 말 대잔치인 경우가 많아요. 저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아무 말 대잔치를 해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을 쭉 나열해보니까 지금의 곡이 나왔어요. 그리고 그 곡에 담긴 제일 중요한 메시지는 ‘여기 있는 사람들과 지금 같이 공감하고 공존하면서 이 사운드를 우리가 같이 만들고 있다’ 거예요. 그래서 ‘with you guys’라는 가사가 나올 때마다 항상 무대에서 관객 분들을 봐요.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하고요.


작업하면서 힘들었던 곡은 없었나요?


- 늘 즐겁기만 했던 건 아니지만 작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곡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어요.


사실 저도 예전에 친구 음반에 참여를 해서 악기를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내 실력이 정말 하찮구나.’ 싶어서 자괴감이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나요. 작업이라는 단어는 저에게 힘들었던 기억으로 더 많이 남아있어요.


- 사실 그런 경우를 정말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더 제가 하고 싶은 음반을 만드는 것 같아요. 나만 좋아야 하는 음반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음반이어야 하는 것 같아요. 약간 자화자찬이기는 하지만 가끔 마이크 타고 들려오는 제 목소리가 ‘아 좋다.’ 싶을 때가 있어요. (웃음) 저는 그런 제가 너무 행복해요. 굳이 남과 비교할 필요 없이 그런 저의 모습이 참 좋아요.


지금까지의 음악 여정을 돌아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드세요?


잘 걸었다. (웃음) 음악을 하기로 시작한 때는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어요. 힘들었어요. 해보지 않았던 길이었으니까요. 아기가 걸음마를 때듯이 이리저리 넘어지기도 하고. 그렇지만 돌아보면 잘 걸어온 것 같아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태훈 작가]


초영님에게 있어 좋은 음악, 좋은 뮤지션은 어떤 건가요?


- 좋은 음악은 뭔가 감각을 일깨워주는 음악이 좋은 음악 같아요. 장르를 떠나서 공연을 볼 때 에너지를 보고 느끼는 소름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가사를 듣고 회상하게끔 만들어준다거나 할 수도 있어요. 뭔가 일차원적인 걸 떠나서 한 번 더 뭔가를 하게끔 만드는 음악이 좋은 음악 같아요. 쉬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음악이 다 그런 감각을 깨워주는 건 아니니까요.


좋은 음악가는...(고민) 어렵네요. (웃음) 음악이 자기 삶이 돼서 그걸 잘 녹여내면서 끝까지 꾸준히 발전시키는 사람들이 좋음 음악인이지 않을까요? 사실 좋은 음악인은 제가 감히 말하기 어렵네요.


그럼 초영님이 되고 싶은 뮤지션은 어떤 건가요? ‘나는 이런 뮤지션이 되고 싶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같은 게 있을까요?


-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지만 하고 싶은 것들 중에 음악이 제일 좋아서 제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여기에 쏟고 있는데요. 그걸 가장 진실되게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어요. 마음속에 새겨놓으면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웃음) 올 해 목표들이 몇 개 있어요. 제가 힙합에 영향을 좀 받았어서 힙합 뮤지션들과 많이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사춘기 때 힙합으로 많이 풀기도 했거든요. 요즘에 같이 이런 저런 작업을 하고 있어요. 많은 힙합 뮤지션들이 저의 음악을 들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써놓을 곡들을 어느 정도 정리해서 CD를 좀 찍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싱글 말고 EP같이 음반으로 낼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음반 내시면 기쁜 마음으로 꼭 사겠습니다. (웃음) 마지막 질문이에요. 10년 후 본인에게 한 마디를 할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 10년 뒤 안초영이라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웃음) ‘잘 살아왔고 잘 살고 있구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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