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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MAJU)를 담다 #009 : 지반(JIVAHN)

2020년 11월 16일 업데이트됨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해니님]


마주(MAJU)를 담다 #.009 : 지반(JIVAHN)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댄서명 지반(Jivahn)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준현이라고 합니다.


지반이라는 이름의 의미가 있나요?


- 큰 의미는 없고요. 제가 덩치가 좀 있다 보니까 곰 같은 느낌이 있어요. ‘(나를 묘사할 만한 곰으로는) 어떤 곰이 좋을까?’ 고민했는데 지리산 반달곰이 떠올라서 그 줄임말을 댄서명으로 쓰게 됐습니다. (웃음)


춤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었나요?


- 16살 때 중학교 친구들이 점심 시간에 골목진 곳으로 가는 걸 우연히 봤어요. 궁금해서 쫓아갔는데 친구들이 아이돌 비스트의 노래 쇼크에 맞춰서 춤을 추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이 너무 빛나 보였어요. ‘나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 안에 참여했다가 춤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춤을 계속 추기 위해 예술고등학교를 갔고 그곳에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춤을 공유하며 이것저것 배웠는데요. 지인 중에 한 명이 ‘코레오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노래에 자신만의 안무를 담아서 추는 게 코레오다’라는 설명을 듣고 유튜브를 통해 코레오 영상을 접했고, 그때 매료돼서 코레오 안무의 세계에 들어오게 됐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안무나 춤은 생각, 감정, 대상 같이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준현님의 춤은 무엇을 표현하고 있나요?


- 제 감정, 노래를 듣고 떠오르는 생각, 내가 표현해보고 싶은 이야기, 다양한 것 같아요. 예컨대 마녀사냥, 양아치 같이 어두운 주제나 장르도 표현하고요. 호흡, 압박감, 긴장감, 두려움, 행복 같은 단편적인 감정들도 표현해봐요. 떄로는 주변 사람들과 ‘이런 스토리를 춤을 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함께 춤을 만들기도 해요.


그런 과정에 느꼈던 춤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 저는 자존감이 많이 낮아요. 근데 춤을 출 때만큼은 그 과정과 결과물 속에서 제가 저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행복감을 많이 얻었어요.


이번 마주 프로젝트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 해니 누나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기회가 되면 프로젝트나 영상에 꼭 참여하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해외에서 자신이 배우고 느낀 걸 토대로 마주 프로젝트를 진행할 거라는 소식을 듣고 ‘아 이건 정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마주라는 단어가 참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듯 해요. 본인에게 ‘마주’는 무엇일까요?


- 인정이라고 생각해요. 사물이든, 사람이든, 타인이든, 자신이든 누군가를 그냥 보는 게 아니라 마주하려면, 그 사람의 속까지 바라봐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 사람을 온전히 바라볼 때 기본이 되는 게 바로 인정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제 스스로를 인정해야 마주볼 수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구나, 저 사람은 저랬구나’라고 인정해야 그 사람을 마주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주


마주해보니 이렇게 생겼구나

마주해보니 이렇게 말했구나

마주해보니 이렇게 웃었구나

마주해보니 이렇게 생각했구나

마주해보니 이렇게 울었구나

마주해보니 이렇게 힘들었구나

마주해보니 이렇게 아팠구나

마주해보니 이렇게 기다렸구나

마주해주길


마주해보니 알겠구나

마주해보니 늦었구나

마주해보니 아프구나

마주해보니 반갑구나

마주해보니 미안하구나

마주해보니 예쁘구나

마주해보니 상처투성이구나

마주해보니 오래 걸렸구나

마주해보니 보이는구나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본인을 마주하기도 했을 듯 해요. 지반님이 마주했던 자기 자신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 저는 자존감이 많이 낮아서 스스로를 많이 사랑하지 않아요. 힘든 일을 할 때도,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타인이 중심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 속에 있는 안준현이라는 사람은 늘 힘들어 했어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부정하고 싶은 것을 부정하고, 제 의사를 표출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마주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내가 사람들을 위해 가식적으로 웃는 미소가 아닌, 정말 기뻤을 때 웃는 모습이 이런 모습이구나,’ ‘정말 슬플 때 남을 위해 우는 게 아닌, 스스로 슬퍼서 우는 게 이런 거구나.’ ‘사실 나는 아파했구나.’


이런 것들을 마주의 과정에서 느꼈어요.


그렇다면 마주 프로젝트를 통해 본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을까요?


- 큰 변화까지는 느끼지 못했어요 사람이라는 게 쉽게 변하지 않잖아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갑자기 자신을 마주했다고 자존감이 높아지지는 않겠죠. 대신 점점 나아지는 단계는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런 단계라고 있는 것 같아요. 전보다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하고, 가식적인 모습이 아닌 제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마주 프로젝트는 다른 사람들을 마주하는 것이기도 해요. 함께 하는 이들과의 마주는 준현님에게 어떤 경험이었나요?


- 각자 마주하는 방법이나 대상이 다르잖아요. 덕분에 다양성을 굉장히 많이 느꼈어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부분도 있구나.’ 하는 것도 느꼈고, 얘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순간 자체가 즐거웠던 것 같아요.


마주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또 많은 것들을 마주하게 되겠죠. 앞으로 더 마주하고픈 것이 있으신가요?


- 제 스스로를 마주한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을 더 마주해보고 싶어요. 저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이 사람은 이랬구나, 저 사람은 이렇게 행동하는구나’라고 이해해보고 그 사람을 바라보면서 공감하고, 그런 식의 마주함을 경험하고 싶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해니님은 본인에게 어떤 분인가요?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어떤 경험을 했나요?


- 저는 굉장히 행복했어요. 이 순간이 너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이 사람들과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해니 누나에 대해서는, 사람 자체의 에너지가 참 좋아요. 그냥 긍정적인 에너지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을 끌어들이고 기분 좋아지게 하는 힘이 있어요. 저는 좀 어둡고 제 움직임도 어두운 주제나 어두운 표현을 많이 하는데 해니 누나 덕분에 좀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웃음)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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