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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MAJU)를 담다 #008 : 고혜연

2020년 11월 16일 업데이트됨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해니님]


마주(MAJU)를 담다 #.008 : 고혜연


간단하게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 저는 싱가폴에서 온 고혜연입니다. 1996년에 태어나서 올해 25살이에요.


언제 처음 춤을 시작했나요?


- 5살 때 중국 아동 무용을 시작했고요. 중학교 때부터 현대 무용 동아리를 시작해서 8년 정도 활동했어요.


그럼 거의 20년간 춤을 춘 건데요. 어떤 점 때문에 그렇게 오래 춤을 추게 됐나요?


- 춤은 도망칠 수 있는 곳이에요. 삶이 너무 복잡하고 바쁘고 고민이 많을 때, 춤을 추면 생각을 비울 수 있어요. 다른 생각은 멈춘 채 춤만 생각하며 그 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요. 그런 순간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춤을 사랑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춤은 어떤 생각이나 감정, 대상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혜연님은 특별히 표현하고픈 무언가가 있을까요?


- 제 자신? 제 생각이나 감성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하고 싶은 말을 직접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어려워해요. 가끔은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걸 느끼는지 말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춤을 출 때는 진심을 전하는 게 더 쉬워요. 마음 생각들을 말 없이 춤으로 전달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어떻게 하면 춤으로 그런 걸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마주 프로젝트도 그걸 위해 지원했어요.


그렇다면 혜연님은 본인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 ‘나’라고 하는 건 계속 변화하는 것 같아요. 저 뿐만 아니라 누구나 그럴 거예요.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나날을 보내면서 자기 자신을 계속 다르게 느끼니까요. 그게 ‘나’라는 것의 아름다움인 것 같아요. 제가 진정으로 누구인지 완벽하게 답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아요. 하지만 계속 나를 표현할 방법을 찾고 내 생각과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다 보면 춤을 통해 내 자신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하고 있어요.




마주(MAJU) 프로젝트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 2년 전에 해니와 함께 쇼케이스를 한 적이 있어요. 그 뒤에는 깊게 대화를 할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항상 해니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었어요. 해니의 작업에서 정말 큰 영감을 얻었기 때문에 늘 배움을 얻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가 왔을 때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해니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마주 프로젝트는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서로를 마주하는 시간이었어요. 스스로 정의될 수 없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매 순간 스스로를 마주하면서 보게 된 자신의 ‘부분’은 있었을 것 같아요. 혹시 프로젝트를 통해 찾게 된 부분이 있었나요?


- 마주에 참여할 때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좋은 상태는 아니었어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저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았다기 보다는 지금의 제 모습을 인정하게 됐어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했고 현재 나의 위치가 내가 원하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어요. 대신 그런 상황을 인정하고 그 역시 내 인생 여정의 한 단계라는 것을 받아들였어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편안했던 순간이 기억나요. 이곳의 친구들과 함께 춤을 추고 프리스타일을 하던 순간이었어요. 함께 하는 사람들과 그렇게 편하게 춤의 방법을 탐구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게 좋았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는 혜연님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무엇을 배웠나요?


- 마주라는 단어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니도 ‘마주’가 다른 사람을 마주한다는 의미인지 내 자신을 마주한다는 의미인지 정해주지 않았죠. 저는 제 자신을 마주하고 싶었어요. 앞에서 말했듯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저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고 좋은 상태가 아니었어요. 마주를 통해 나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의미가 컸어요.


지금 저는 직장이 있고 춤은 취미의 영역에 있어요. 가끔은 일과 취미를 이렇게 병행하는 게 정말 힘들어요. 마주는 제가 지쳐있는 순간에 왔어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지금의 상황이 내 결정이라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끝나게 될 것이라는 것, 나 역시 변화할 것이고 변화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Your direct gaze,

it pierces through my mind, flesh, and space.

Your critical eye,

it renders us blind.


Lately, you’ve found it hard,

running from the dark.

Keeping the pace,

keeping the peace,

between the race

and staying a piece.


To meet you without illusion,

that is my resolution.

Coming days we may fear,

but you trust that I persevere.


I’m not who you want to see,

I am not yet me.

Trust that this is where we’re meant to be,

so that we may become what we said we could never be.


너의 눈빛이

나의 마음, 몸, 공간을 꿰뚫는다.

비판적인 시선이

우리의 눈을 멀게 한다.


참 힘들었겠다.

어둠에서 도망치느라,

속도를 유지하느라,

평온을 유지하느라,

세상의 한 조각으로 살아가느라,


어떠한 거짓 없이 너를 마주하고 싶다.

다가올 날이 우린 두렵지만

내가 이겨낼 거라는 걸 넌 믿겠지.


아직은 네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야.

나는 아직 진정한 내가 아니니까

그래도 믿어줘

우리가 여기 있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어.

아직 다가가지 못한 그 모습이

언젠간 우리의 모습이 될 거야.



혜연님이 쓴 시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어요. 쓴 시에 대해서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 앞에서 얘기한 것과 비슷해요. 시는 “너의 눈빛이 나의 마음, 몸, 공간을 꿰뚫는다…”로 시작해요. 이 시를 쓸 때 상상의 거울 앞에 서서 내 자신에게 말하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시에 나오는 ‘너’, ‘나’, ‘우리’는 사실 같은 사람이에요.


두 번째 부분인 “참 힘들었겠다 어둠에서 도망치느라…”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저에 대한 이야기예요. 저는 저의 춤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이에요. 늘 “이 부분은 나빴어. 더 잘 출 수 있었는데”라고 평가하거든요. 저의 장점보다도 약점을 더 생각하는 성격이죠. 제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 나오기 쉽지 않은데 그런 모습을 묘사한 거예요.


그리고 세 번째 부분은 “속도를 유지하느라, 평온을 유지하느라,”예요. 제 최종 목표는, 지금 하는 일을 언젠가는 그만두고 춤을 추는 거예요. 하지만 그때까지는 그 목표를 위해 계속 일할 거예요. 다만 지치지 않으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균형을 찾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걸 쓴 거예요.


마지막 단락에서는 언젠가 이 모든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온전한 나 자신을 만나는 순간을 희망하는 내용이에요. 100% 편하게 살며 행복과 함께하는 제 모습을 희망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앞으로 미래에 특별히 마주하고픈 것이 있나요?


- 말하려고 보니 너무 개인적이네요. (웃음) 가족에게서 독립한 이후로 제가 참 많이 변했어요. 물론 가족에게는 항상 감사하지만 제 자신을 찾기 위해 가족과 떨어졌을 때 조금 더 나다워진 것 같아요. 그래서 가족을 마주하고 싶어요.


이번 프로젝트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해니님은 혜연님에게 어떤 분인가요?


- 해니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에요. (웃음) 해니 같은 사람은 정말 없을 거예요. 해니는 좋은 생각을 많이 품고 있어요. 그리고 해니의 그런 생각이 항상 주변에 영향을 줘요. 덕분에 함께 있으면 늘 좋은 에너지, 긍정적인 바이브를 얻게 돼요.


그리고 삶 속에서 초연한 사람 같아요.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상황을 잘 수용하고 평온함을 유지해요. 그런 종류의 에너지가 정말 좋고 그래서 함께하고 싶어요. 저에게는 정말 좋은 친구예요. 이렇게 인연이 닿아서 참 좋고 앞으로도 계속 작업하고 싶어요.


- The End -


<Appendix : Eng ver>


Could you briefly introduce yourself?


- I am Hyeyeon(高蕙) from Singapore. I was born in 1996, so I am 25.


When did you first start dancing?


- I started dancing when I was 5 years old. I did Chinese kids dancing. And from middle school I started modern dance and did it for 8 years.


So you’ve been dancing for 20 years. What made you keep dancing?


- Dance is a kind of shelter for me. When my life is too complicated and doesn’t go as I wished, dance can be a way to escape from them. All my thought stops at the time that I dance. I only think about dancing and I really live in the moment. I love that and that’s why I like dancing.


I believe that dance is a way to express your mind, emotion, or anything you want to present. Do you have anything in particular, that you want to express?


- Myself? I want to express my thought and emotion. It’s hard for me to say things directly to people. Sometimes it’s difficult to say what I am thinking or feeling. Dance makes it easier to deliver my whole heart. I can do without words or saying. Recently what I keep looking for is how to express who I am through dance. Actually that’s also the reason that I participate in MAJU.


Then how do you define yourself?


- I think the self is something that is ever changing. It’s not just for me but for everyone. As you go through different experiences, different days, you feel it differently. I think that’s the beauty of it. And I don’t think that I could ever completely express who I am. But I hope that one day if I keep trying to find the way to express myself, and share my thoughts and my feelings to people, I can find who I am through dance.


The project MAJU is a place to confront you and look through each other. Like what you said, you can’t be defined. But at the same time you can see some parts of yourself. During this project is there any aspect or part found about you?


- I was not in the best place when I joined MAJU, mentally and emotionally. During this project, more than finding the answer, I was okay with the process. I realized where I am right now and that it is not where I want to be. But I accepted that it’s okay that where I am is a part of my journey.


I remember that, one of the parts that I was the most comfortable in my own skin here, was when I was dancing and free-styling with my friends. I was very surprised I was able to be that comfortable with the people and be able to find those ways to dance. It felt right in that moment.


How did you join this project?


- I did another showcase with Haeni 2 years back. And then we didn’t really have much time to talk in depth. So I always wanted to join a project with her. I was very inspired by what Heani was doing and I always look forward to learning from her. So when this opportunity came by, I wanted to see what I can do through this project with her.


What does this project mean to you? What did you learn from it?


- I think MAJU has very open-end meaning. Haeni didn’t specify whether it’s to face someone else or face yourself. Personally I really wanted to face who I am. As I told you I wasn’t happy, I wasn’t in a good place when I started MAJU. I think I took this time to really accept and understand who I am right now. So this meant a lot to me.


Right now I have a job, and dance is a sort of hobby. Sometimes, it’s very tiring to live this way, doing hobby and work both. It’s exhausting. MAJU came at the time that I was very tired of living like this. Through this project, I accepted that this is the choice that I made, and that this is not permanent and I will change and I can change.


I really wanted to hear about the poem that you wrote. Could you kindly share what it means in detail?


- It’s similar with what I just said. It started with “your direct gaze, it pierces through my mind, flesh, and space…” When I wrote it, I imagined me looking at myself, in hypothetical mirror talking to myself. So ‘you’ and ‘me’ and ‘we’ in this poem are actually all myself.


The second part “Lately you’ve found it hard…” is basically about how I see myself critical. I think I am very critical of how I dance. I always think that ‘this is bad and I can do this better.’ I know all my weakness more than I am willing to acknowledge my strength. I find it difficult to escape from negative thoughts, exhaustion.


And there is the third part, “Keeping the pace, Keeping the peace…” I have an end goal. I am going to work for however long and I am going to quit, so that I can dance. That is the end goal. But until then I have to keep working toward that goal. But to keep doing that without exhausting myself, trying to find the balance between how much I can push myself to go at this race, was getting very difficult for me.


At the last paragraph, I hope that one day I could meet myself without any of this stuff, just living comfortably 100% as who I am with happiness.


Is there anything in particular that you want to confront and look at in the future?


- Well this is quite personal. (laugh) I changed a lot when I moved away from my family. I am very thankful for them, but I became a bit more comfortable on my skin when I took some time away from them to try to figure out who I am. So I want to face my family.


Haeni Kim is a director of this project. Could you kindly share what does she mean to you?


- Haeni is very special, human being. (Laugh) I’ve never met someone like her. She carries with her so many special and good thoughts. And it really is contagious. When you are with her, you also receive a lot of good energies, positive vibes.


And she is at peace with the life around her. Even when it’s not okay, she is really accepting the situation. I think that kind of energy is really good and it feels really good to be around. She is really good friend to me. I am very thankful that our path had the opportunity to cross and I got to keep working with her again.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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