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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MAJU)를 담다 #005 : MANGO

2020년 11월 16일 업데이트됨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해니님]


마주(MAJU)를 담다 #.005 : MANGO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21살 서민지라고 합니다. 댄서명은 망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댄서명이 독특해요. 망고라는 이름의 의미가 있나요?


- 별 의미는 없어요. (웃음) 제가 망고를 정말 좋아해요. 망고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 친구들이 저를 망고라고 부르더라고요. 듣다 보니 입에 잘 붙기도 해서 망고를 댄서명으로 짓게 됐어요.


안무와 춤을 춘 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 춤을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5~6년 가까이 된 것 같네요.


어떻게 춤을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 어릴 때 걸그룹 시크릿을 정말 좋아했어요 (웃음) 시크릿 노래를 듣고 무작정 춤을 추는 게 취미였어요. 그러다가 관심이 생겨서 전문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했고 배움이 깊어질수록 ‘이 길로 조금 더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춤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누구에게나 더 깊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망고님에게는 특별히 더 생각하고 표현하고 싶어하는 주제가 있나요?


- 제가 좋아하는 게 정말 많아요. 아프리카 노래, R&B 등등. 그래서 가능한 한 다양한 노래에서 춤을 시도해보려고 해요. 그 가운데 모토가 있다면 ‘거짓말이 없는, 편안함’인 것 같아요. 편안함과 따듯함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춤을 출 때 제 솔직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정말 어렵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솔직하게 춤을 추려고 해요.


망고님은 왜 춤을 추시나요? 춤과 안무는 매력이 있나요?


- 우선 보는 재미가 있고요. 추는 것도 재미있어요. 저는 춤을 출 때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말 없이 몸짓, 움직임으로 감정과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물론 전달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감정과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 중 하나라는 점이 춤과 안무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날 아이가 마주했던 것


두 눈을 아무리 크게 떠보아도 담지 못할 초록색을 두 귀를 아무리 활짝 열어보아도 듣지 못할 소근거림을 두 팔을 아무리 쭉 뻗어보아도 안지 못할 살아있는 것들을


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마주하고 있구나.


장엄함과 웅장함 앞에 기 한 번 안 눌리고 꼿꼿이 서 있는 그 아이가 잔상인지 환상인지 모를 그 장면이 이제는 까마득해진 그 시절을 기억하게 한다.


아이야 뒤를 돌아 나에게 말해주련. 너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니? 너는 어떤 풍경을 담고 있니?


조심스럽게 뒤돌아선 아이의 눈이 너무 푸르러 숨을 급히 삼켜 본다.


그래 나와 함께 걷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된단다.


꽉 쥐어 촉촉해진 작은 손을 붙들고

바람을 등지며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어 본다.


마주 프로젝트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 제가 해니 선생님을 20살에 알게 됐어요. 제가 생각하는 편안함과 따듯함을 가장 잘 가지고 있으신 분인 것 같았어요. 선생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움직임을 만들어나가시는지 궁금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해본 소감은 어떤가요?


- 사실 제가 낯을 정말 심하게 가려요 (웃음) 다 처음 뵙는 분들이다 보니 초반에는 약간 힘들었어요. 그래도 같이 움직이는 시간도 많고 해니 쌤이 편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서로의 움직임을 보고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재미 요소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이번 마주 프로젝트를 통해서 본인을 마주한 시간이 있었을 듯 한데 본인을 마주한 경험은 어땠나요?


- 살면서 제 자신을 실제로 볼 일은 없잖아요. 제가 제 자신이니까요. 그런데 마주 프로젝트를 하면서 저를 진짜로 마주볼 기회가 많았던 것 같아요. 덕분에 저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봤고 자존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자존감이 높아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나를 사랑해야 그런 마음이 담긴 춤을 출 수 있으니까요.


항상 제 자신에게서 뭔가 모를 이질감을 느꼈는데 이번에 저를 마주하면서 그 이질감 안에 있는 따듯함을 찾았던 것 같아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마주하다’라는 주제로 시를 쓰셨는데 제목이 ‘그날 아이가 마주했던 것’이에요. ‘아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신기했어요. 시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시를 설명하려면 과거로 돌아가야 하는데요. (웃음) 어릴 때 부모님과 같이 어떤 산에 갔었어요. 한눈에도 담기지 않는 큰 산을 마주했었어요. 그때 자연이 드는 공포감을 느낀 적이 있어요. ‘와, 나는 정말 작은 존재구나.’라고 느끼면서 한참을 홀린 듯이 그 산을 본 기억이 있어요. 얼마 뒤에 사촌 언니가 ‘이제 여기 그만 있자.’고 하면서 제 손을 잡고 다른 곳으로 갔어요. 제 시는 그 때의 기억에 대한 시에요.


사실 초록색, 손길 등등 다양한 수사어들이 나와서 망고님이 마주했던 게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 그때 마주했던 산의 기억과 사촌 언니의 손길.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시였습니다. (웃음)


이번 프로젝트에서 이 이야기를 춤으로 바꾸는 시도를 했었잖아요. 바꾸는 과정에서 주안점에 둔 게 있었나요?


- 제가 춤을 추거나 움직임을 만들어낼 때 직설적인 걸 좋아해요. ‘만지다’라고 하면 정말 무언가를 만지고 ‘가리키다’라는 단어가 있으면 무언가를 가리켜요. 그런 사소한 동작과 직설적인 표현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이번 시에 초록색, 따듯함 같이 청각적으로 깨끗하고 신선한 단어가 많이 들어있는 만큼 그런 단어들이 조금 더 눈에 보이길 바랐어요. 사람들이 보았을 때 더 빨리 전달받고 이해할 수 있게 움직임을 바꾸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님]


마주 프로젝트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춤과 이야기를 마주하는 것도 큰 요소 중 하나예요. 해니님을 포함하면 9명, 해니님을 빼면 8명의 춤을 마주했는데 그 경험은 어땠나요?


- 저번 수업시간에 한 명씩 감정을 표현할 기회가 있었어요. 각자의 감정선이 굉장히 많이 드러나는 자리였는데 다들 조금 부정적이고 두려운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춤이나 움직임뿐만 아니라, 가만히 서있는 모습으로도 그 감정이 너무 크게 와 닿았어요.


어떤 사람은 고개를 잡고 가만히 있었고, 구석에 그냥 앉아있는 분도 있었어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정말 많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생각하고 표현하는구나.’를 느꼈어요. 그리고 그 모든 표현에 거짓이 없었던 것 같아요. 가만히 있는 순간에도 나타나는 솔직한 감정이, 솔직한 움직임 속에서 드러났어요. 그게 정말 좋았어요.


마주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겠죠. 그 가운데 마주하고픈 것이 있으신가요?


- 저는 항상 다른 사람들을 마주할 때 더 많은 영감과 생각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마주가 끝나고도 새로운 사람들, 또 마주를 함께한 사람들과 이야기나 생각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김해니 디렉터에 대한 망고님의 소감,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 제가 여백의 미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해니 쌤은 춤에서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여유를 가지고 있는데 그 안의 공백이 꽉 차있는 느낌이었어요. 특히나 춤을 출 때 자신의 분위기로 주변의 공기를 바꾸는 게 정말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해니 선생님은 자신의 분위기를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그것을 드러내는 순간 주변 사람들도 그 공기를 느낄 수 있어요. 그 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세요.


항상 춤으로만 만나다가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깨끗하고 순수한 분이었어요. 덕분에 정말 좋은 인연을 얻은 것 같아요. 사람 해니 쌤, 춤추는 해니 쌤과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하고 움직임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요. 이번 기회가 정말 감사했어요.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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