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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MAJU)를 담다 #001 : KUMA SHIN
최종 수정일: 2020년 11월 16일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해니]
마주(MAJU)를 담다 #.001 : KUMA SHIN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한국에서 춤을 추고 있는 26살 신유송입니다. 댄서명은 KUMA SHIN이에요. 제로백(ZERO BACK)이라는 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댄서/안무가 생활은 언제 처음,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 처음 춤을 추기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부터였어요. 당시에 댄스에는 전혀 취미가 없었는데 친구가 ‘학교에 있는 댄스 동아리에 같이 가서 춤을 춰보자’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혼자서 오디션을 봐야 하니 함께 가달라고요. (웃음) 갔다가 얼떨결에 밀려서 춤을 추게 되었고 그 때부터 동아리에서 취미로 춤을 췄어요.
그 동아리에 형이 한 분 계셨는데 그 분은 전문적으로 스트릿 댄스를 추는 형이었어요. 그 분이 학원 같은 것도 알려주고, 다양한 춤도 알려줬어요. 그러다 보니 취미 이상의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댄서를 한 번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가 지금까지 이렇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분야에 몸담게 한, 춤/안무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 춤을 추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춤을 보고, 배우고, 공유할 때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제가 원래는 성격이 약간 어두웠고 말도 많지 않은 묵묵한 편이었는데 춤을 추고 솔직하게 내가 원하는 바를 몸으로 표현하게 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저만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다른 이야기를 다르게 표현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거기서 느껴지는 에너지, 그런 것들 덕분에 지금도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춤을 추는 사람이 아니라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제가 이해하는 춤/안무란 생각, 감정 등 무언가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유송님에게는 다른 것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가 있나요?
- 저는 춤을 출 때 ‘내가 이런 것들에 영감을 받았으니 여기에서 이런 메세지를 담아봐야지’같은 생각은 잘 안 해요. 사람이 살면서 다양한 바이브를 느끼잖아요.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그 노래가 좋다면, 그 노래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그 사람의 감정, 그 사람이 말하고 싶어 하는 가사나 스토리에 저를 이입해서 표현하는 것 같아요.
여행
저는 어느 순간 제가 좋아했던 것들을 잊어버린 날이 찾아 왔습니다.
저는 어떤 사람이며, 저의 춤은 어떠한지 잊어버리고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만의 여행을 떠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여행의 형태는 상관없었습니다. 춤이 될 수도, 누군가와의 만남이 될 수도, 아니면 무엇인가를 보고 듣는 것일 수도.
전 항상 빠르게 달려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달리다 보니 보지 못하고 놓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천천히 돌아가 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저를 행복하게 해주었고 많은 것들을 느끼게 도와주었습니다.
천천히 걸어가며 제가 지금까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씩 저에게 담으면서 가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여러분들과 같이 하는 이 자리 또한 저에게는 새로운 여행지입니다.
여러분들과 같이 춤추며 또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이팅 :)
#.
이번 마주 프로젝트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 춤을 추면서 저에게 어떤 시기가 찾아왔어요. 뭐가 내 모습인지, 뭐가 내 춤인지, 그런 것들을 잊어버리게 된 시기였어요. 저에게 솔직해지지 못하는 그럼 모습이랄까요? ‘어떻게 하면 이걸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하다가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어요. 얘기도 많이 해보고 춤도 함께 추고.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춤, 그 사람들이 추는 춤, 그런 걸 저한테 대입해봤어요.
마주 프로젝트도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여행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곳에 모이는 사람들을 통해서 보고 배울 게 많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바로 지원하게 됐어요.
마주를 주제로 쓰셨던 시의 내용과 비슷하네요.
- ‘마주’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 앞에 서 있는, 솔직해져 있는 제 모습,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는 것, 그런 것들을 떠올렸어요. 저 자신에 대한 솔직함,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추구하고 생각하다 보니까 그런 의미로 많이 다가오더라고요. 솔직한 모습을 보였을 때 서로 더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겠구나, 그런 의미로 찾아왔던 것 같아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
다른 사람들의 춤을 마주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고 아직 제가 느껴보지 못해서 공감이 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 차이를 나누기 보다는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 수 있고, 이 사람은 나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구나.’이렇게 생각했어요. 늘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지만 그 에너지가 더 커진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공유하면 더 좋은 에너지를 낼 수 있겠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김성훈]
유송님의 시에 그런 부분이 있었잖아요. ‘달리다 보니 보지 못하고 놓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천천히 돌아가 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저를 행복하게 해주었고 많은 것들을 느끼게 도와주었습니다.’는 부분이요. 그 말을 곱씹으면서 궁금해졌어요. 유송님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인가요?
-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게 제 행복인 것 같아요. 행복의 기준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내가 행복해야 해’보다 주변 사람들이 뭔가 이뤄내서 ‘나는 너무 행복해’라고 할 때 행복해요. 제 주위의 사람들이 행복을 느낀다면 그게 제 행복이에요.
마지막 질문으로, 마주 프로젝트를 이끄는 해니님은 유송님에게 어떤 분이신가요?
- 해니 누나는, 4차원적이에요. (웃음) 그런 면모에서 많은 걸 배우는 것 같아요. 저는 이상과 현실이 반반 섞여 있는 사람인데 해니 누나를 보면서 제가 생각해왔던 이상들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됐어요. 제가 더 도전할 수 있게, 넓게 생각할 수 있게 해줬어요. 제가 불이라면 장작 같은 존재랄까요? 저를 더 잘 타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해니 누나가 이 마주를 만들어준 덕분에 참 많이 배웠고, 그 안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을 통해 많이 배운 것 같아요. 해니 누나 뿐 아니라 여기 있는 사람들, 제 주변에서 함께 춤을 추는 사람들 모두가 저에겐 장작이 되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어요. 저 역시 나중에 다른 사람의 장작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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